사람의 본성과 지혜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세상을 위해 어떤 선행을 하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연말까지 너무 달렸나 봅니다. 멀리서 보이던 것도 이제는 흐릿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부터 안경을 쓰진 않았지만, 시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안경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다소 불편하더라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멀찍이 떨어져 있는 화면을 보고 자막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이제는 보이던 것도 보이지 않게 되면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은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안과에 갔습니다. 좌우 시력을 검사하고 안구에 이상은 없는지 정밀 검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안구에 이상은 없었지만, 눈이 특정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의 형태로 변형이 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금속세공을 하는 사람의 눈처럼 가까이 있는 것은 잘 보이지만, 반대로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즉, 전방을 기준으로 70센티미터까지는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물이 잘 보이지만, 범위를 넘어 버리면 사물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게 되고 특히, 야간에 운전을 못할 정도까지 시력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성인을 기준으로 시력의 변동이 생기는 것은 ‘노안’이나 ‘질병’을 제외하고 매우 드문 상황인데, 저는 장기간 집중하여 책을 읽고 핸드폰을 쓰다 보니 눈에 피로가 쌓이게 되었고 지속해서 긴장 상태가 유지되면서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질병’이 아니고 단순히 시력을 ‘교정’만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 눈에 걸맞은 안경을 맞추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이 계속 걱정을 해서 당분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잠시 멈추기로 타협했습니다.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눈에 피로를 주는 행위를 일절 삼가고 찜질을 하는 등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눈의 피로도 많이 줄었고 안경을 쓰고 책을 보는 것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 년간 매일 아침, 점심, 저녁마다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어 왔습니다. 책에서 다양한 지식을 배우고 조금씩 실전에 적용하면서 지금까지 누리지 못했던 기쁨을 누려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직장에서 인정받고 대인관계도 개선되었으며 전에 없던 능력도 여럿 계발하여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눈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자기 계발 서적을 탐독해 왔지만, 정말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성공으로 가는 길인 걸까?’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성공의 기준을 내가 보고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놓은 프레임 안에서 발버둥 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말과 글로는 타인의 평가를 넘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프레임 안에 나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몇 시간, 며칠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지금 고민하는 것에 대한 해답은 분명히 있습니다. 아니,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저보다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특히, 현명한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딘가 신체적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이 금식을 통해 개선하는 방법이 있듯이, 저도 일시적이지만 모든 책을 읽는 것을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저에게 딱 맞는 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성공적인 삶에 대한 ‘지식’보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책을 2차 도서로 지원받게 되어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살아가면서 ‘지혜’를 구할 때에는 성경의 ‘시편’을 보곤 했습니다. 이 책은 제가 고민하던 것에 대한 답을 저 스스로 찾을 수 있게 성공적인 삶과 가치관을 위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겉으로는 선행을 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타인의 평가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인간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수치심(부끄러움)’을 아는 것!
- 거짓말하는 나무에 생긴 일
- 여우에게 쫓기던 수탉의 최후
- 오래된 다툼을 끝내야 할 때
- 진짜 속내를 감춘 여우
- 위선적인 여자가 제일 위험한 이유
- 최악의 아내와 최상의 아내
- 진심을 시험한 왕
- 어리석은 아들을 가르친 아버지
- 아랍인과 싸우려 바다로 뛰어든 영국의 왕 리처드
- 위험을 경고한 제비
- 서로 먼저 종을 치겠다고 싸운 성직자와 수도사
- 꿈에 취해 꿀 항아리를 깨버린 여인
- 속임수
- 선과 악을 다루는 두 가지 방법
- 콩과 콩 껍질을 먹게 된 부자
- 어디까지 도와야 하는가!
- 조심해야 할 사람
- 성격이 거칠고 사나운 신부 길들이기
- 재물을 탐한 자의 심장이 발견된 곳
- 제안을 판단해야 할 때
- 누구와 먼저 싸워야 하는가!
- 복수를 위해 찾아온 자를 멀리하라
- 그에게 정말 ‘그것이 있는가’를 보라
- 이간질에 속은 사자와 황소
- 자신을 돌보며 살아가는 방법
- 행동을 보면, 보인다
-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대한 대처
- 은혜를 잊은 자
- 사기꾼에 속아 벌거벗은 왕
- 서로를 이끌어주던 두 맹인에게 일어난 일
- 상처에 굴복하지 말 것
- 보석을 잔뜩 짊어진 채 강에서 익사한 남자
- 가까이 있는 적과 멀리 있는 적
- 영혼을 구원받지 못한 집사장
- 본분에 맞는 일을 하라
- 눈먼 남편을 위해 자신의 눈을 찌른 아내
- 악마에게 영혼을 판 남자
- 명예를 지킬 수 있는 방법
- 진정한 친구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왕국에서 쫓겨나 알몸으로 버려진 남자
- 격분하지 말라
- 죽음을 앞두고
- 매와 독수리 싸움에 낀 왜가리
- 나태함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
- 철학자가 돌보던 어린 왕에게 일어난 일
- 간을 꺼내 씻어야 했던 남자
- 여동생의 속셈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의 저자 돈 후안 마누엘은 중세 스페인을 대표하는 귀족, 정치가, 군인이자 작가입니다. 돈 후안 마누엘은 ‘지혜왕’으로 불리며 스페인 역사에 큰 영향력을 남긴 왕, 알폰소 10세의 친조카인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뛰어난 군사적 역량과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 카스티야 왕국에서 중요한 외교적 임무를 맡고, 왕국의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는 중세 스페인 산문 문학의 거장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은 이런 부분이 좋았습니다.
타인의 기준과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성공하려면 행동해야 한다고 꾸준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부자가 아닌 사람이 부자가 되게 해주겠다고 하는 말은 조심해야 한다.’라는 내용을 읽었을 땐, 꼭 저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았습니다. ‘저 자신이 성공하지 않았으면서 감히 타인에게 성공을 논할 수 있는 것일까?’라고 말입니다. 저는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하여, 성공하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한 것은 아닌지, 그 내면에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성찰이 있었는지를 곰곰이 돌아보면서 깊이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제 눈 상태가 이처럼 나빠질 때까지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고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둔 것에 후회했습니다. 앞으로는 성공을 향해 무지성으로 나아가는 대신 지혜롭고 현명하게 생각하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행동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니 가장 바르고 유익한 일을 하고 싶다면 올바른 일이나 가장 큰 이익이 되는 일을 하도록 해라.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스페인 산문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
- 지혜로운 자의 사고방식이 궁금하신 분
- 고전을 통해 삶의 통찰력을 깨닫고 싶은 분
[이 포스팅은 1. 스노우폭스북스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2. 직접 완독하고 작성된 도서 추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