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요한 것은 결과가 어떠하든 최선을 다하면서 내 갈길을 가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특정 분야에서 정점에 있거나 또는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고수’라고 부릅니다. 저는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랭커들과 경쟁을 많이 했는데요, 흔히 랭커는 ‘고수’로 여겨지곤 합니다. 저는 중학교 때, 방학 기간을 틈타 거의 20시간 이상을 게임만 했었습니다. 덕분에 잠깐이지만, 게임 내에서 상위 1%에 들 수 있었고 나름대로 ‘네임드’가 되어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방학 기간이 끝나자마자 학교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랭커에서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고수는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주변에 ‘고수’들을 많이 만나 보셨나요? 저는 게임을 너무 좋아하던 터라 집 밖에 나가는 것보다 가상 세계에서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길드에 가입하여 가상 친구들과 대화하고 경쟁하는 등 교류하는 것을 많이 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실 세계보다 가상 세계 속에서 게임 고수들과 많이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게임 고수들은 저마다 각자의 개성이 넘쳤고 승부에 거리낌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력으로 넘을 수 없는 벽들 둘러놓은 오라를 풍기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저는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그렇다 보니 주변 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부서를 이동하기 전까진 매일 보는 직장 동료를 계속 보아야 합니다. 상급자나 하급자와의 관계가 좋으면 직장 생활이 느슨해지고, 어떠한 계기로 관계가 좋지 않게 되면 직장 생활이 고달파집니다. 동료 중 한 명이 자기 계발을 하고 있으면 나 역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매년 경기는 안 좋아 지는데, 앞으로 직장 생활은 건재할 수 있을지 막연히 불안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충분히 공감해 주실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동료들과 비슷한 고민에 비슷한 경험을 하다 보니, 직장 생활을 하면 할수록 다들 고만고만해 보입니다. 그런데, 간혹 직장 내에서도 게임 속 랭커처럼 ‘고수’의 오라를 풍기는 사람들이 종종 발견되곤 합니다. 이들은 어떤 능력이 있기에 남들이 가지지 않은 아우라를 뽐내는 것일까요? 저는 일을 잘한다는 소리는 몇 번 들어 봤지만, ‘고수’라고 말해주는 분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자신을 고수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진정한 고수가 될 수 있을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말입니다. 상식적으로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고수가 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을 잘한다는 기준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일을 잘한다고 평가를 받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것이 고수를 구별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 생각에 평범한 사람과 고수의 차이는 ‘고유의 개성’인 것 같습니다. 물론, 고수들은 기본적으로 해당 분야에서 실력은 두말할 것 없이 뛰어나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학교든 직장이든 배운 대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 시키는 것만 하는데요, 고수들은 좀 다릅니다. 누가 시키지 않은 것도 마땅히 필요하다면 거리낌 없이 행동합니다. 남들이 볼 땐,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여도 자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은 척척 해나갑니다. 목표를 세우는 것부터 일 처리를 하는 것까지 능동적으로 수행합니다. 마치 정해져 놓은 틀에서 벗어난 것처럼 말입니다.
고수들이 지닌 ‘고유한 개성’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생각’에서 나옵니다. 기본적인 능력이 별 차이가 없다면, 남들과 구별 짓는 최소 단위는 ‘생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기에 남들과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요? 저는 몇 년 전, 바둑기사 조훈현 선생이 쓴 책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직업 중에서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직업은 단연 바둑기사를 꼽을 수 있는데요, 엄청난 집중력과 끈기, 인내심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합니다. 바둑이라는 종목의 고수인 조훈현 선생이 저술한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에서도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긍정적인 생각,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굳건한 의지 그리고 근성은 모두 ‘생각’에서 나온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여기서 생각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떤 대상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내공을 쌓을 수 있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고수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즉, 올바른 생각이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우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행동이 기백과 자신감을 느끼게 하여 고수로서의 자질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둑이 내게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집중하여 생각하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1단. 바둑 고수가 말하는 생각의 법칙
- 2단.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 3단. 이길 수 있다면 반드시 이겨라
- 4단. 판을 정확히 읽고 움직여라
- 5단. 더 멀리 예측해라
- 6단. 아플수록 복기해라
- 7단. 생각을 크게 열어라
- 8단. 사람에게서 배워라
- 9단. 심신의 균형을 찾아라
- 10단. 생각할 시간 만들기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의 저자 조훈현은 유일하게 ‘국수(國手)’라고 칭해지는,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최고의 바둑 기사이자 세계 최다승(1938승), 세계 최다 우승(160회) 기록을 보유한 최고의 승부사입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 바둑 역사에서 유례없는 빛나는 업적을 세웠지만, 제자 이창호를 비롯한 후배 기사들의 도전이 거세지며 패배의 쓴맛을 상당수 맛보기도 했습니다. 정상과 밑바닥을 여러 차례 오가는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생각의 힘’을 깨닫고, ‘인생에서 승패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라는 깨달음과 초연함을 얻었다고 합니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는 이런 부분이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 계발 책들은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론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이 책은 자기 계발과 관련된 이론적인 내용은 없지만 저자인 조훈현 자신의 온전한 경험을 통해 느낀 바를 이 책에 녹아냈기 때문에 생각보다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전기’ 혹은 ‘일기’ 형식으로 작성되어 가독성이 좋았을 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을 정도로 스토리 또한 탄탄했습니다. 저는 평소 바둑에 대해서 문외한이기 때문에 사실, ‘조훈현’ 기사님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오히려 ‘이세돌’ 기사님만 겨우 알고 있는 정도였는데요,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고수는 평범한 사람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떠한 요소가 그들을 구분 짓게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고수가 생각하는 ‘고수의 생각법’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졌다고 포기하면 바둑은 끝난다. 그러나 역전의 기회가 있다고 믿으며 끝까지 수를 찾다 보면 기회가 온다. 이길 수 있다면 이겨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워라. 반전의 기회는 언제든 온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고수가 말하는 생각의 법칙’에 관심이 있는 분
- ‘이길 수 있는 법’에 관심이 있는 분
- ‘더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기’에 관심이 있는 분
- 그래서 ‘진정한 고수’가 되고 싶은 분

[이 포스팅은 1. 별도의 원고료를 받지 않고 2. 직접 완독하고 작성된 솔직한 도서 추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