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를 지키고 친절을 베푸는 따뜻한 열이 있어야 사랑이 수증기처럼 발현됩니다.

어제 오랜만에 직원 회식이 있어 밤 늦게까지 동료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직원 회식도 잦고 모임도 많이 가졌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직원 회식도 저녁이 아니라 점심으로 바뀌게 되었고 모임에 자주 나오던 분들도 점차 모습을 감추더니 이내 모임도 줄거나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사회적인 분위기도 한몫했습니다. 질병에 대한 공포, 마스크 착용 등 위생환경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다 보니, 직장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부분에서 이에 동조하는 문화가 퍼지게 되었고 결국, 모임과 같은 문화 등이 위축되었습니다. 이에, 개인주의 문화가 더욱 깊게 뿌리를 내리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모임이나 회식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싫지는 않았습니다. 직장 내, 외에서 수많은 사람과 만나서 좋은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끝이 좋지 않았던 경우도 꽤 있던지라 모두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관계가 그 누구보다 좋았습니다. 그런데 왜 종국에는 남보다 더 안 좋아지게 되는 걸까요? 글을 쓰면서도 생각하는 것이지만, 인간관계는 참 미스터리인 것 같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회식을 하기 전에는 속으로 ‘그 시간에 집에서 글을 써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식이 탐탁지 않았고 솔직히 거짓말을 해서라도 불참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제 글에 정성스레 댓글을 달아주시는 구독자님께서 저에게 ‘매일 글 쓰는 것에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조언해 주신 것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날 얼마나 큰 위안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저는 이번 회식에서 스트레스를 한껏 풀고 더 열심히 글을 쓰자고 다짐했습니다.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구독자님께서 제 글에 남겨놓은 댓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댓글의 내용은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라는 책의 리뷰를 써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저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답변을 남겨 드렸지만, 사실 이 책은 저번부터 한 번 읽어볼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쉽게 결정을 하지 못했던 것이, 책 제목이 자기 계발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만 같아서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당당히 ‘자기 계발’ 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보았습니다.
이 책을 열자마자 저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목차를 볼 때,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게 설명하거나 알려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무려 80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야기가 분산되어 있는 경우, 책에 온전히 몰입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과 단편적이고 깊이가 없는 내용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구독자님께 책 리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릴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김창옥’을 믿고 쭉 읽어 나가보기로 결심 했습니다. 저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책을 고를 때, 한 줄 평이나 짧은 댓글들도 참고하는 편입니다. 물론, 댓글의 내용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가다 핵심을 써 놓는 분들이 종종 있어서 이들의 평가를 참고하면 저도 쓸데없이 시간을 버리지 않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 책은 의외로 댓글들 모두 진솔하고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여, 안심하고 읽었답니다. 역시나 책을 읽어보니 대한민국 소통의 전문가답게 알차고 주옥같은 내용들이 한가득 있었습니다. 이 책은 80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하나의 주제에 깊게 파고드는 데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자 ‘김창옥’의 솔직한 경험담으로 주제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드는 것은 물론, 내용도 상황에 맞게 짜임새가 있어 몰입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시작되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저와 함께 일했던 후배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직장 내에서 소위 ‘막내’ 생활을 참 많이 했습니다. 저를 잘 챙겨주던 선배도 만났고 저를 이유 없이 못되게 구는 선배도 만났습니다. 저는 ‘막내’라는 최소한의 자각이 있었기 때문에 못된 선배에게 한 번도 대들지 않았고 심지어 무시당하더라도 최대한 참아 내었습니다. 중간에 힘들고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견뎌 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만에 ‘막내’라는 딱지를 간신히 벗어낼 수 있었습니다. 막내라는 타이틀을 벗어내니 저에게는 후배들을 통솔할 수 있는 직위가 주어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리더’라도 된 것처럼 즐겁고 신이 났습니다. 직장에서 보낸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았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극복해 낸 것만큼 업무에 대한 내공들도 착실히 쌓여 있었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후배들과 함께 업무를 추진해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후배들도 말을 잘 들었고 업무처리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후배들이 업무에 적응하면 적응할수록,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낯선 환경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사람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에게 예의를 다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경이 점차 낯설지 않게 되면, 즉 적응을 하게 되면 사람은 ‘본성’이 나오게 됩니다. 처음에는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풀고 예의를 갖추었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과 무리를 만들고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배타적으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동은 바로 ‘인사’였습니다. 나와 친한 사람에게는 즐겁게 인사를 하고 나와 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인사를 받아주지 않거나 모니터를 보면서 으레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너무나 사소한(?) 행동이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상대방과의 관계, 즉 사랑이 멀어지는 신호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가 인사를 하면, 당연히 인사를 받아주고 인사를 할 때에도 상대방과 눈을 마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MZ세대들은 다 그런다고 말을 하거나 일하기 바빠서 그랬는데 사소한 것 하나 트집잡는 거 아니냐는 말에 저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오히려 꼰대가 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후배에게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후배들도 자기들끼리 서로 인사를 하지 않더니 결국에는 뒤에서 험담할 정도로 관계가 안 좋아 졌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막아보자는 생각에, 후배들 사이에서 열심히 중재했습니다. 어느 한쪽 편을 들 수는 없었기에, 서로의 얘기를 다 들어가며 화해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관계가 안 좋은 상태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기 어렵나 봅니다. 중재를 하면 할수록 서로 관계는 안 좋아졌고 결국에는 지금까지도 서로 화해를 하지 않고 피해 다니는 앙숙과 같은 관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중재한 저도 후배들에게 미운털이 박혀 버렸습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에서는 사랑이 거창한 게 아니라고 우리에게 말합니다. 사랑은 예의를 지키고 친절을 베푸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의를 지키지 않고 친절을 베풀지 않으면 서로 사랑을 유지 할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저는 직장 내 경험을 통해서 후배들 간의 사랑이 깨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그 신호를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죠. 최근에 사내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글 내용은 어떤 직원에게 직접 인사를 건네도 모니터만 보고 인사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후배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제목에서 시작되지만 인생 전반에 걸쳐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이 책을 보면서 저는 그 ‘후배’가 생각났지만, 여러분은 분명 '다른 누군가'가 생각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불친절보다는 부자연스러운 친절이 더 낫습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1장. 사는법
- 2장. 숨 쉬는 법
- 3장. 함께하는 법
- 4장. 수정하는 법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의 의 저자 김창옥은 대한민국 최고의 소통 전문가입니다. 삶을 살아낼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이들과 항상 함께하는 사람입니다. 경희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했고 현재, 김창옥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삼성전자, LG,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다수의 기업과 청와대, 정부기관, 지자체, 각종 단체 등에서 소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는 이런 부분이 좋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 김창옥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제 가족들이 항상 즐겨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평소에 TV를 시청하지 않아서, 김창옥이 누군지는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김창옥은 부부생활을 함에 있어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조언을 내리는 심리상담가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유명한지 자세한 이유를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후로 김창옥에 대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김창옥 자신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간미가 넘칩니다. 내용에 있어 과장도 없을뿐더러 자신의 못난 부분까지도 과감하게 저자만의 입담으로 풀어냅니다. TV에서는 보거나 듣지 못했던 김창옥의 인생과 가치관을 엿보기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어쩌면 관계를 회복하고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랑보다 예의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인생에 대한 지침에 대해 알기 원하는 분
- 인생에 대한 위로에 대해 알기 원하는 분
- 저자의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은 분
-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현명한 인생을 살기 원하는 분

[이 포스팅은 1. 별도의 원고료를 받지 않고 2. 직접 완독하고 작성된 솔직한 도서 추천 리뷰입니다.]